안녕하세요. 깨비동물병원 임소정 원장입니다.

며칠 사이 눈 주변을 물린 것 같다며 두 마리가 연달아 내원했습니다. 두 아이 모두 포도막염 진단이 나왔는데, 예후는 정반대였습니다.

오늘은 그중 첫 번째, 회복까지 잘 마무리된 케이스를 정리해 공유드립니다.


📋 환자 정보

항목

내용

품종

치와와

연령

1년령

동거 상황

모견과 함께 생활

발생 경위

모견이 놀다가 얼굴 부위를 문 것으로 추정

초기 소견

얼굴에 육안상 상처 없음, 직후 특이 증상 없음


🏥 내원 사유

물린 정황은 있었지만 얼굴에 상처가 보이지 않고 아이도 멀쩡해 보여, 당시에는 내원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.

그런데 3일 차부터 변화가 시작됐습니다.

  • 우측 눈을 조금 작게 뜨는 듯한 모습

  • 눈꼽이 점점 늘어남

  • 결국 눈을 계속 감고 있음

이 시점에 내원하셨고, 눈 아래쪽에는 이미 화농성 삼출물이 쌓여 있었습니다.


🔬 검사 및 진단

(1) 신경계 검사

안검반사·동공반사·위협반사로 안구와 주변 조직의 기능을 평가했습니다.
→ 전반적 이상 없음. 동공반사는 정상보다 지연되나 반응성은 유지 — 예후 평가에서 중요한 소견입니다.

(2) 검안경 검사

부위

소견

안검

초록빛을 띠는 화농성 눈꼽

결막

충혈, 부종

각막

투명해야 할 각막이 뿌옇게 변함, 표면 일부가 물주머니처럼 융기

전안방

각막 뒤편 아래쪽에 농성 삼출물 축적 → 전안방축농

(3) 안압 검사

우안 10mmHg (정상 15~25mmHg)
→ 안압 하락은 포도막염을 강하게 시사하는 소견입니다.

(4) 각막형광염색검사

각막 표면 상처 없음 — 궤양으로 진행하지는 않은 상태

(5) 초음파 검사

전안방축농 외 홍채 유착이나 안방수 내 추가 이상은 확인되지 않음

📌 최종 진단 (우안)
  1. 포도막염

  2. 전안방축농 (Hypopyon)

  3. 수포성 각막염 (Bullous keratitis)


왜 이렇게 됐을까?

물릴 당시 각막 표면 손상은 다행히 미약해 궤양 없이 자가치유되었습니다.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.

치아에 있던 세균이 각막 안쪽으로 감염 → 각막염 → 포도막염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. 여기에 초기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염증산물이 안구 내에 쌓여 전안방축농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.

겉에 상처가 없었던 게 오히려 판단을 늦춘 셈입니다.

💡 포도막염이란?
안구에서 혈관이 풍부한 조직인 홍채 + 모양체 + 맥락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. 통상적으로는 안구 안쪽에 생긴 염증 전반을 아울러 부르기도 합니다.
참고로 사람의 경우, 미국 전체 실명 환자의 약 10%가 포도막염을 원인으로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.

💡 전안방축농(Hypopyon)이란?
각막과 홍채 사이 공간(전안방)에 농이 차는 질환으로, 포도막염이 진행되며 생기는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.


💊 치료 계획

농은 피브린 + 백혈구 + 적혈구가 뭉친 염증산물입니다. 이게 남아 있으면 각막·수정체·홍채가 서로 달라붙는 유착증(synechiae)이 생기거나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, 빠른 처치가 중요합니다.

치료 원칙 3가지

  1. 염증의 원인체 제거 — 항생제, 항바이러스제

  2. 염증 진정 — 항염증제

  3. 염증산물 제거

투여 방식
포도막염은 점안제만으로는 안구 뒤편까지 약물이 충분히 도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. 그래서 점안제 + 전신 항생제 + 전신 소염제를 함께 사용합니다.

감염성 포도막염이 의심되면 안내 삼출물로 배양검사를 하거나, 이번처럼 구강 세균 감염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그에 맞는 항생제·항바이러스제를 선택합니다.


📈 경과

치료 시작이 늦었고 각막에 수포까지 생긴 상태라, 솔직히 각막 천공이나 각막 내피의 영구 손상이 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습니다.

시점

경과

1주차

염증 반응 감소 시작

2주차

각막 혼탁 및 수포 호전

3주차

반흔 조직 없이 회복 완료, 동공반사 정상화 → 치료 종료

보호자님께서 3주간 안약 점안과 내복약을 꾸준히 챙겨 주신 덕분입니다. 어린 나이도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.


👩‍⚕️ 원장 코멘트

이번 케이스에서 꼭 전해 드리고 싶은 건 교상(물림) 의심 상황에서의 대처입니다.

① 즉시 응급 내원이 필요한 경우

  • 피부나 각막·공막에 상처가 확인될 때

  • 안면부 피부나 눈 안에 출혈, 치아 자국 같은 열상이 있을 때

② 겉으로 상처나 출혈이 없어도 → 병원 내원은 필요합니다
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안구 뒤편의 문제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.

③ "이상 없다"는 진단을 받아도, 최소 일주일은 지켜봐 주세요
타박이나 충격으로 인한 안구 내부 염증·출혈은 임상 증상으로 드러나기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습니다.
관찰 포인트: 눈 소양감, 통증 호소, 시력 저하, 눈을 작게 뜨는 변화

이번 아이도 물린 직후가 아니라 3일 뒤부터 증상이 나타났습니다. 그 3일이 치료 시작을 늦췄고, 결국 전안방축농까지 진행되게 만들었습니다.

눈은 회복 가능한 시기가 짧은 장기입니다. 애매할 때는 지켜보기보다 한 번 보여 주시는 편이 낫습니다.


교상 사고는 대부분 예고 없이 생기고, 하필 병원 문 닫는 시간에 몰리는 경우도 많습니다. 평일에 시간 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주말동물병원 진료를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. 눈 외에 전신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경우라면 강아지건강검진과 묶어 진행하시면 계획을 세우기 수월합니다.

공덕역 인근에서 공덕동물병원을 찾고 계시거나, 도화동·효창동·용문동 등 마포동물병원을 알아보고 계신 보호자님 모두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. 다묘 가정이나 개·고양이가 함께 지내는 환경이라면 고양이전문병원 진료도 함께 상담 가능합니다.

다음 편에서는 안타깝게도 시력을 잃게 된 케이스를 다루어 보겠습니다.

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. 👁️